DAY 6. 12:19
이방인, 척인족장에 대면 요구.
거친 구릉 출입 허가 및 방문.
시프리에드 이쯤에서 기운이 느껴지는데….
리자드맨 주술사 케륵….
시프리에드 음?
리자드맨 주술사 크르륵…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결계… 쳐놓았는데.
시프리에드 지팡이로 땅 좀 긁는다고 그 냄새가 어디 가진 않죠.
리자드맨 주술사 너는… 사람… 아니다.
시프리에드 네. 고룡족의 후예입니다.
리자드맨 주술사 고룡….
시프리에드 아예 연이 없는 것도 아니니 대화가 좀 될까 싶어 따라와 봤어요. 다친 이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리자드맨 주술사 신경… 꺼라. 케륵… 그놈들과는… 이야기… 다시 안 한다.
시프리에드 그럼 조인족이 아닌 저와는 이야기할 수 있겠군요.
리자드맨 주술사 너… 조인족 편… 크르륵… 우리 편 아니다.
시프리에드 계속 변명하기도 지겨우니 그 말은 집어치우는 게 좋겠어요. 어제 했던 이야기나 다시 해보죠. 모두 없애야 살릴 수 있다는 말, 저주를 걸었다는 말은 무슨 뜻이었나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불이나 지르고 내뺐으니, 제가 지금 화를 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줄 아세요.
리자드맨 주술사 조인족… 그놈들이… 우리 족장… 저주 걸었다. 족장… 누워 있다. 못 일어난다. 크르륵… 저주 걸렸다.
시프리에드 병에 걸린 것일 수도 있구요.
리자드맨 주술사 병 아니다… 저주다.
시프리에드 네. 그럼 저주라 치고, 그걸 왜 조인족이 했다 생각하죠? 각 부족이 살던 마을은 달랐던 걸로 아는데요.
리자드맨 주술사 조인족… 봤다. 케르륵… 파틸-루스… 봤다.
시프리에드 파틸-루스?
리자드맨 주술사 족장… 위대한… 크르륵… 우리 족장이다.
시프리에드 그러니까 족장 파틸-루스가 조인족이 척인족 마을에 침입한 것을 보았다는 건가요?
리자드맨 주술사 그렇다. 크륵….
시프리에드 양쪽 말이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겠죠?
리자드맨 주술사 크르륵… 거짓말… 아니다! 조인족 깃털… 많았다! 그 놈들… 저지른다… 나쁜 일… 케흑…! 땅 무너진다… 바위… 크르륵… 떨어진다.
시프리에드 흠….
리자드맨 주술사 조인족… 없앤다. 파틸-루스… 크륵… 일어난다….
시프리에드 족장의 일은 안타깝지만 조인족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 거예요. 그들을 없앤다고 상황이 달라지지도 않을 거고. 파틸-루스의 상태는 제가 한번 보도록 하죠.
리자드맨 주술사 크륵… 못 들어간다.
시프리에드 이대로 계속 누워 있게 할 건가요? 정말 저주에 걸린 거라면 제가 해결해줄 수 있어요.
리자드맨 주술사 더러운 피… 안 된다.
시프리에드 혹시 저한테 하는 말인가요? 더러운 피?
리자드맨 주술사 증명해라.
시프리에드 고룡의 후예라는 말을 전혀 듣지 않았나 보군요. 피를 물려주신 선조님들을 뵐 낯이 없네요.
리자드맨 주술사 아무리 고결하고… 위대한 피라도… 케륵… 오염되지 않았는지가… 중요하다.
시프리에드 …피를 흘려야 들어갈 수 있는 마을이라니. 웃기지도 않는군요.
리자드맨 주술사 크르륵…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 너를 못 믿는다.
시프리에드 알았으니까 조용히 하세요.
시프리에드 됐죠? 하나라도 더 요구하는 게 있으면 증명이고 뭐고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그쪽들의 신념을 배려해 맞춰준 거니까요.
리자드맨 주술사 크르륵… 알겠다. 들어와라.
시프리에드 정말 여러모로 번거롭군요.
리자드맨 주술사 땅… 조심한다. 크륵… 빠질 수도 있다.
시프리에드 풀 한 포기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걸 보니, 확실히 조인족의 마을보다 척박한 땅이긴 하군요. 물은 어떻게 구하나요?
리자드맨 주술사 크륵… 우리는 조인족 놈들처럼 물… 많이 필요 없다. 나약한 놈들… 우리는 조금만 마셔도… 케흑. 오래 버틴다.
시프리에드 그렇군요. 아, 혹시 용인족은 어디로 갔는지 아나요?
리자드맨 주술사 모른다. 용인족… 크르륵… 적다. 많지 않다.
시프리에드 개체 수가 매우 적다는 건 알고 있죠. 그런데 이상하군요. 용인족의 힘이 딱히 어느 쪽에 밀리지는 않을 텐데.
리자드맨 주술사 용인족… 이겼다. 그런데도 땅 줬다. 크륵….
시프리에드 흠.
리자드맨 주술사 여기… 크르륵….
시프리에드 네. 들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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