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다 떨어지면 그 때 또 와요.” “고맙다….” 죽람을 등에 지고 돌아오던 무현은 담 너머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걸음을 잠시 멈췄다가 천천히 발을 뗐다. 담의 모퉁이를 돌자 대문 삼아 얼기설기 대나무로 얽은 문 앞에 그의 동생 무진이 서 있었다. 무현의 반대편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무진은 무현이 헛
-별거없음. 논컾글이라 해도 무방할듯ㅎㅎ 그 소문 들어봤어? 무슨 소문? 한밤중에 등불을 손에 들고 길을 돌아다니는 유령이 있대. 그래서 유령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데? 그거야…. 재희는 밤이 깊어 한적해진 식당 바닥을 걸레질하며 손님들의 이야기를 심드렁하게 들었다. 딱히 듣고싶어서 들은 게 아니다. 주방도 조용하고 바깥도 조용한데 홀에서
-해피 아님. 지끈거리는 두통이 아득하게 느껴지다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아파왔을 때, 나는 결국 눈을 떴다. 욱신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따끔거리는 것 같기도 한 것이 보통 두통이 아닌 모양이었다. 나는 손을 들어서 머리를 만지려다가 머리에 무언가 단단한것이 매어져 있는 것을 느끼고 눈을 깜빡였다. 잠에서 막 깬 상태라 깨닫지 못했는데 이제
(1): https://glph.to/owds6h (2): https://glph.to/esaycm -대학생au -흔한 형제간의 거친 말이 나옵니다. (약 캐붕주의) -재희 친구가 많습니다. 엑스트라 등장 많음. -퇴고 후 재록본 예정. ‘하하. 그래. 나도 사랑해.’ “아오, 진짜!!” 머릿속이 하얘져서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기억이 나질
* 2023.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어바둥) 온리전 <제1회 대한도 플리마켓>에서 행사 주최로 진행되었던 게스트북 <해저기지 가이드북>에 수록되어있던 원고입니다. 제 파트만 따로 업로드합니다. 다들 잠수해주세요. (‾◡◝) 심해의 바다. 빛이 한 조각조차 들어오지 않는 깊은 어둠 속을 바라보고 있으면 김재희는 문득 이 심연 아래가 궁금해진다.
“아, 오늘 너무 좋았다. 그쵸?” “네에.” 선선한 가을 바람에 무현이 코트를 여미며 기분 좋게 웃었다. 집에서 나가기 싫어하는 재희를 어르고 달래 겨우겨우 약속을 잡은 무현은 간만에 꾸미고 나와 제대로 된 데이트 코스를 돌았다. 집에서 단둘이 침대나 뒹굴거리자며 뻗대던 재희 또한 무현이 이끄는 대로 성실하게 따라가 불고기 맛집과 유명 카페, 파인
-사망 요소 있음. “무현 씨, 저랑 타임머신 만들어요.” “네? 아.” 무현은 재희가 들고온 ‘어린이도 할 수 있는 타임머신 만들기’ 키트를 내려봤다가, 다시 재희를 올려봤다. 그러고보니 전에 그런 말을 했었지. 어떤 과학자가 타임머신에 재희를 태워주겠다고 하면 무한교를 버릴 거냐는 질문에 재희는 망설임없이 버리겠다고 했다. 무현이 재희에게 지
무현은 옆구리쪽에 닿는 딱딱하고 자비없는 쇠의 질감을 느끼며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아무리 깜빡거려도 눈 앞의 현실은 지워지지 않았다. 무현이 움찔거리는 것이 느껴졌는지, 목을 덮을정도로 머리를 기른 남자가 총을 더 깊게 쑤셨다. “조용히 있으라니까요.” “….” 입을 덮은 남자의 손바닥을 잠시 내려본 무현은 눈꼬리를 세웠다. 어두컴컴하고 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