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제연
챙강, 하고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린다. 노아는 양손에 든 검을 교차하여 저를 향해 쇄도하는 대검을 막아냈다. '여긴 안 되는데...' 스스로가 서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눈치챈 노아는 상대의 주의를 돌려 장소를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불행하게도 그녀보다 상대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나와 검을 맞대고 있는데, 한눈을 팔 여유가 있나?" 이윽고 주
집 떠나면 고생이다. 선조의 지혜가 담긴 격언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겐이치는 저를 향해 쇄도해오는 나뭇가지를 간신히 피하며 가쁜 숨을 헉헉 내쉬었다. 등판을 흠뻑 적신 땀은 금세 식어 서늘하게마저 느껴졌다. 겐이치에게 아주 잠깐의 숨을 돌릴 여유를 준 상태는 다시금 손에 든 나뭇가지를 겐이치에게 휘둘러댔다. 겐이치는 필사적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볕을 느끼며 소파에 눕듯이 앉아-누군가는 척추 수술 1800만원을 외칠지 모르는 일이지만 밀레시안은 환생을 하면 되는 일이다-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던 사쿠야 스칼렛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잔소리를 들을까 허리를 세워 고쳐앉았다. "그대." "오래 걸렸네~ 어디 새 옷 입은 것 좀 보자."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휙 돌
아엘라스 헬더는 약초상이다. 정확히는 에일레흐 왕국 북쪽에 위치한 대공령에 자리한 상점가에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약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엘프 약초상이다. 그런 그는 지금 평소에 입던 초록빛이 도는 편한 작업복이 아니라 각이 잡힌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 조끼로 이루어진 집사복을 입고 대공저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진짜 크네...큰만큼 사용인도 많을
"이 저택을 나갈까해." 가볍게 던져진 말이었지만, 그 말이 가져온 결과는 전혀 가볍지 않았다. 막 스테이크를 썰어 삼키고 있던 노아는 입 안에 있던 음식을 씹지도 않고 꿀꺽 삼키고 말았고, 컵에 물을 따르던 일레이시아는 그만 물병을 놓치고 말았으며, 막 양손으로 식기를 집어들었던 유미너리는 왼손에 들었던 포크를 식탁 밑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