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제연
봄꽃이 만개하기 시작하는 3월. 상점가에 자리한 꽃집 부케는 평일 오후 답게, 좋게 말하면 여유롭고 평화로웠고 나쁘게 말하면 한산하고 손님이 없었다. 하긴, 길거리만 걸어도 꽃이 핀 나무들이 잔뜩 팔을 흔들고 있는데다가, 졸업식과 달리 입학식 시즌에는 꽃다발을 선물하는 일도 드물기 때문에 손님이 없는 게 당연하긴 했다. 나른하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야마다 겐이치는 형사다. 정확히는 일본 경찰청 소속의 경찰이자 UGN에 협력하는 일리걸이다. 직업 하나만 있어도 일하느라 정신이 없을 현대 사회에서, 투잡, 그것도 하나는 표면상 드러낼 수 없는 직업을 영위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야마다 겐이치는 일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형사로, 레니게이드 관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일리걸로 성
겐이치를 얼마나 좋아하는 걸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한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아엘라스는 생각한다. 그것은 스스로의 말주변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마음이 눈처럼 흩뿌려져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소한 한 두 마디를 나눈 것을 내내 기억한다. 멀리서 뒷모습만 봐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늘 깊게 생각하고
계절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사랑은 계절이 자나갔음에도 한결같았다. 뜨뜻미지근하게 애매한 관계로 보냈던 봄. 겐이치가 고백해 온 여름. 아엘라스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감정에 겐이치의 고백이 닿자, 이름없던 마음에도 이름이 생겼다. 그리하여 여전히 아엘라스가 여전히 사랑을 느끼는 가을. 겐이치의 눈빛이, 목소리가, 스쳐가는 손짓 하나조차 당신을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