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인데……!” 덜 닫힌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잠이 깨서 비몽사몽으로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가 이제 막 8에서 9로 넘어가는 숫자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제 분명 알람을 맞춰두고 잤는데 울리지 않은 건지 혹은 못 들은 건지 불티나게 몰려드는 온갖 생각을 되는 대로 곱씹으며 다급하게 일어나려다가, 시간과 함께 화면에 표시된 날짜를 떠올려 보곤 그
“바쁜데 미안해.” “아냐, 일 다 끝내서 괜찮아.” “문 닫을 시간인데 깨워도 일어나질 않아서….” 안달복달한 얼굴을 조금 펴며 나를 데리고 들어선 점장은 작게 한숨을 쉬며 앞치마에 마른 손을 닦았다. 반듯했던 검은 천에는 어찌 수습하면 좋을지 모르겠는 이 상황을 도와줄 이가 생겼다는 안도와 내게 수고를 끼쳐 편치만은 못한 마음이 동시에 묻으며 살짝 구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