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인은 어릴 적,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딘가에서 집토끼를 본 적 있었다. 기다란 귀에 또렷한 눈. 강아지나 고양이보다는 눈에 띄는 애완동물. 여려보인다, 귀여워 보인다. 언뜻 그렇게 생각하다가 퍼득 튀어오르는 불쾌감을 느꼈다. 애초에 토끼같은 자식 운운하는 말들도 좋아하지 않았다. 제 처지가 그 토끼와 얼마나 다르다고. 1. 물론 강재인은 토끼가
국회의원 살해 사건. 범인은 과거 서대문 인질극 사건의 피해자이자 박 의원의 부하였던 유 모 씨로 밝혀져... 딸을 잃은 슬픔과 자신을 비리 사실을 잡아낸 일로 박 의원에게 앙심을 품고... "멋대로들 말하는군." 남자는 신문을 접었다. 직접 겪지 못했을 뿐 대강의 이야기는 접했기에 더 살펴볼 필요성을 못 느꼈다. 불쾌하기만 했다. 유상일이 10여 년
"강 비서님, 오늘 생일이시라면서요." "어머, 양 실장님, 그런 것도 기억해주세요?" "..본인 생일이 아니십니까?" "그만큼 의외였다는 거죠." 양 실장님 쪽에서 기억해 줄 필요가 있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양 실장님이 말을 이었다. "강 비서님이 맡으신 일들이 워낙 많으시니 회장님께서 따로 조기 퇴근을 시켜준다거나 하지는 않으시겠지만 또 모르잖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