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타인
바데론이 언젠가 술을 내주면서 말했다. 차라리 한번 시원하게 울어버리고 털지 그러나. 이러고 있는 걸 보니 내가 다 속상하다네. 눈물을…흘린 것이 마지막으로 언제인지 까마득했다. 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아니, 넌 울 자격도 없어. 지금까지 널 영웅으로 남겨두기 위해 몇 명이나 죽었는데 이제 와서 우는 소리를 하다니 뻔뻔한 데에도 정도가 있어….
잠들어 있는 내내 악몽을 꾸지 않았다. 드문 일이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먹먹한 새벽빛을 바라보던 아샤 그레이는 그 사실을 깨닫고 눈을 느릿 깜빡이다가, 어쩌면 그건 저를 끌어안은 품의 온기 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을 단단히 안고 있는 팔에 손을 얹었다가, 조심스레 몸을 돌려 잠든 얼굴을 바라본다. …간밤의 일이 생각나자 입술이 간지러웠
아론샤Aron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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