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미르
너는 내 어디가 좋으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상히, 이담이 그렇게 말을 건네자 공구는 파르르, 속눈썹이 떨리더니, 귓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홱– 소리를 내며 화살이 시위를 떠나 과녁에서 한참 벗어난 곳에 꽂혔다. 기실 둘은 활쏘기 내기를 하던 중이었고,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공구의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있던 참이었다. 마지막 한 발을 저렇게
이담아, ......내가 많이 좋아해. ......너를. ......아, 결국. 어느 겨울날, 가로등 밑을 나란히 걷다가, 걸음을 멈춘 공재영이 제 마음을 고백해왔을 때, 최이담은 놀라기보다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이었다. 그가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쯤은 몇 해 전 이미 깨달은 사실이었다. 어찌 대답을 할지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