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돌/이화이] 사이비는 무림에 환생 했다 3

다가오는…

졸립 by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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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마님? "

자신이 달려오면, 언제나 안아주던 천마가 아무런 반응도 안 한 채 자신을 그저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사이비는 그제서야 그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제게 깨끗한 모습을 보이려던 것은 이제 그만둔 것인지, 피로 얼룩진 그 상태로 무심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에, 자신을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그 모습이 언제라도 자신의 목을 쳐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사이비는 자신도 모르게 목을 어루어만지며 한 걸음 물러나고선 당황한 기색을 숨기곤 생긋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모습이 심기라도 거슬린 걸까, 피 묻은 손을 가볍게 한 번 털자 후드득, 바닥 위로 떨어지는 핏물에 시선을 주었다 돌리자 여전히 무심한 눈길로 저를 바라보는 모습에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기도 전에, 핏물을 털어내던 손으로 볼을 슥 쓰다듬었기에, 쓰다듬는 손길이 이전과 똑같았기에 좋다는 듯 웃어 보이자 툭, 건드리며 손을 떼는 그에 사이비는 웃느라 감긴 눈을 떴다. 마주친 표정 속 미묘함에 사이비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을 느껴 서로를 그렇게 한참 쳐다보다 이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평소와 같이 머리를 두어 번 톡톡, 두드리고선

" …어릴 때와 변한게 없구나. "

몸을 돌리고 나가는 그에, 사이비는 미처 잡지 못하고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걸까요…' 하며, 속을 알 수 없는 천마님의 행동에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았지만, 그 또한 금방 다른이와 함께 다시 찾아온 천마로 인해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금방 다시 처소에 돌아온 천마는, 사이비의 앞에 한 사람을 내동댕이치듯 던지더니 사이비가 그가 누구인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손으로 턱을 잡아 자신에게 시선을 고정며 말하였다.

" 이자를 아느냐? "

" 네? "

" 이자를 아느냐고 물었다. "

볼 수도 없는 상태로 자신의 아래에 움찔 거리고 있는 이가 누구인지 아냐 묻는 다면, 답을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요─ 느닷없이 묻는 말에 사고가 정지한 듯 바로 답을 내뱉지 못한채, 가까워진 거리에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침을 꼴깍 삼키고선 잡힌 손에 작게 고개를 절레였다.

" 제가 천마님 빼고,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

" …천마님도 아시잖아요. "

제가 천마님만 보고 살았다는 것을… 뒷 말은 끝내 내뱉지 못한채, 가만히 바라보자, 자신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느리게 눈을 깜박이다 이내 자신의 턱을 잡은 손으로 볼을 툭툭 치다 턱을 아래로 내리게 하자, 시선이 자동적으로 내려와 보이는 사람에 사이비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 그렇지…. 그럴 텐데 말이지. "

" 너는 어찌,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게냐. "

그도 그럴 것이, 제 발아래에 있는 사람은 무림맹주라 불리던 제일검이었기에, 끌려오면서 반항이라도 한 것일까 더 맞기라도 한 듯 아까보다 더 심한 꼴에 사이비는 침음을 흘렸다. 도대체 왜… 천마님이 이자를. 자신이 옥에 가두라고 해서 그런가? 하지만, 이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지 않았던가. 왜 이자만…. 사이비는 생각했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 방안에 침묵은 길어져만 가고 그에 할 말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천마는 자신의 품을 뒤적이더니 이내 작은 종이 쪼가리들을 꺼내 사이비에게 건내었다.

" 읽어보거라. 그리고 할 말이 있거든, 말해보거라. "

이게 무엇인데요…?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만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에 참고선 사이비는 조심스럽게 받아 든 종이에 적힌 글들을 천천히 읽기 시작하였고, 이내 거기에 적힌 내용들에 사이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 천마의 앞인 것을 까먹고선 소리를 내지렀다.

" 이게 무슨!! "

그도 그럴 것이 거기에 적힌 내용은, 마교에 대한 극비 같은 정보들이었으며 천마의 일거수일투족 자신의 필기체로 적혀있었기에 사이비는 떨리는 눈으로 천마의 옷자락을 붙잡은 채 말하였다.

" 천… 천마님, 저는 모르는 일 입니다. 제가, 제가 천마님을 배신 할 리가 없잖아요. 저에겐, 저에겐 천마님 뿐인데…! 제가 왜, 천마님을 배신을 하겠습니까. "

네? 천마님. 이런 거에 속아 넘어가실 분이 아니잖아요?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지만 대답없는 천마에 사이비는 숨이 막혀오는 것만 같았다. 도대체 누가, 이런 모함을 한단 말인가. 딱히, 미움을 받을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는데… 달라진 거라면……. 사이비의 시선이 이내 제일검을 향하자, 그제야 천마는 몸을 움직여 쓰러진 제일검을 앉히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사이비와 얼굴을 마주보게 하였다.

" 없긴, 여기 있지 않느냐. "

" 네…? " 

아직 이해를 못 한 사이비가 의문을 표하자 천마는 픽 웃음을 흘렸다.

"아직도 모르는 척을 하는 게냐 이미 본좌에게 다 들킨 것을."

"그럼에도, 내 기꺼이 속아 넘어가주마. " 

" 네 형이, 하나 있지 않더냐. 그 형이 이녀석이고. "

" 그리고 너는 알지 않더냐."

" 내가 네 부모를 죽인 자라는 것을. "

모든 걸 다 안다는 듯, 내뱉는 천마의 말에 사이비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형이라고 말한 순간, 기세가 달라져 천마에게 금방이라도 덤빌 듯이 억지로 움직이려다 이내 천마의 손에 단숨에 쓰러진 제일검을 바라보곤 사이비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무림맹주, 제일검이. 자신위로 하나 있다 했던, 1년간 코빼기도 안 보였던 형제임을. 이번생은 부자관계가 아닌, 형제 인건가…사이비는 저도 몰랐던 관계에 허탈하여 웃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진정하고 흐트러진 자신의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런 사이비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천마는 천천히 할 말을 내뱉었다.

" 너는 영악한 아이였지. "

" 처음 만난 , 그 날도. 날 아는 듯 해보였지. 그래 넌 그런 아이였지. 뭐든 다 안듯한 눈을 하고, 세상을 다 살았다는 듯한 눈을 하면서 내 앞에서만 순진한 척 하는 것을, 내가 정말 몰랐던 것 같으냐? "

" 천마님…. "

" 그럼에도 내가 너를 살린 것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고 작은 녀석이 어찌 나를 이리 잘 안다는 듯이 바라 볼 수 있을까, 아무리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뜨거운 불길 속에서 왜 무서워 하지 않는지, 왜 그때 자신을 보고 웃었는지, 내게 이리 달라붙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그렇게 말하며 제 뺨을 쓰다듬는 손길이 어린아이 쓰담듯이 다정하여 사이비는 입안을 살폿 물수 밖에 없었다.

" 저는… 저는, "

" 됐다. 다 아는 사실을 또 듣기 싫구나. "

제뺨을 쓰담던 손이 사라지고, 제게서 등을 돌리자 사이비는 털썩 무릎을 꿇곤 빌기 시작하였다. 어디서 부터 잘 못 된걸까…,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자신이 소란에 신경을 썼기 때문일까, 제일검의 얼굴에 흔들려 지나치지 못하고 옥에 가두라해서 일까, 아니…어쩌면…처음부터가 문제였을지 모른다. 마친 이전…

" 천마님. 저는, 정말. 모르는 일 입니다. 제가… 천마님을 속인게 없다고 하면 그건 아니겠지만. 정말, 이번 건은 모르는 일 입니다. 그러니 제발…죽이셔도 상관은 없으나 제가 천마님을 배… "

" 갈! "

" 천마ㄴ…! "

" 쯧, 영악하던 눈치는 어디로 갔냐 말이다. "

순간 내력이 담긴 목소리에 사이비는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도, 실제로 귀에서 난 피에 따뜻해진 느낌보다, 덤덤히 이어지는 말에 한치의 분노 없는 시선에 사이비는 빌던 것을 멈추곤,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예? "

" 도망치거라. "

" 네? "

" 네 형이 왔으니, 도망치 말이다. "

그렇게 말하며 제일검의 혈자리를 몇 번 만지자, 정신을 차린 제일검이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 해 가만히 있자 사이비의 품에 던지듯 안겨주고서는 맞은 편 자리에 털썩 앉는 천마였다.

" 너희 가문은 이미 오래전에 멸한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니 내가 쓸 때 없이 너희들을 죽일 필요가 없지. 너희 가문의 멸할 것을 바랬던 자도 죽었고 말이지. "

" 그러니 가거라. "

" 네가 본좌를 배신 할 리가 없지 않느냐. 생각은 알 수 없고, 숨기는 것은 많다만 그것이 본좌에게 해가 되는 것이 아님을, 본좌를 위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단 말이다. "

" 천마님… "

" 곧 마도천하가 열릴 것이다. "

" 무슨─! "

마도천하라는 말에 제일검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소리를 내었지만, 천마는 코웃음 치며 제일검을 무시한 채 사이비를 바라보며 마저 이야기를 하였다.

" 정파는 본좌에게 질 것이다. 그럼 세상은 어지러워 지겠지. 특히 너는 더 바쁠 것이다. "

" 그러니 그러기 전에 충분히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라. "

" 내 곧, 너를 찾아 갈테니. 그때까지 너는 다른 것들 보다 네 동생을 지키거라. "

" 그것이 싫다면, 지금 이자리에서 나를 죽이거나, 네가 구하고자 뛰어든 형제를 죽이던가. 지금 네 꼴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

팽팽한 신경전 속, 사이비는 여전히…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천마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다른일들에 대해선 빠르게 눈치채고 행동 하더니, 본인에 대해서는 어찌 이리 파악이 느리더냐. 며 사이비의 머리를 헝클어 뜨린 천마는 다정한 손길과 달리 싸늘한 표정을 짓고선 말하였다.

" 이번과 같은 일이 안 일어날 것 같으냐? "

" 본좌가 그들에게 속아 널 죽이기라도 원한다는 것이냐? "

그렇게 말하며 천마가 허공에 손을 휘두르자, 어디에서 날려왔는지 모를 암기들이 튕겨나가지며 벽에 박히자 컥, 하는 짧은 단발마 소리와 함께 언제 들어왔는지 모를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지는 상황에, 사이비는 대체 언제부터… 왜…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그 시선에 천마는 혀를 짧게 차며 말하였다.

" 내가 왜 너를 안 데리고 다녔는지 알게느냐. "

" 이렇게 꽁꽁 숨겨도 노리고 오는 걸. 밖에 데리고 다니면 더 노려겠지. "

그러며 이제 더는 시간이 없다며 사이비와 아직 경계 가득한 제일검을 막무가내로 일으켜 세우곤, 사이비와 자신만 알고 있던 비밀통로로 보내기 시작하는 천마였다. 

여기에 비밀통로가 있을거라 생각 못했던 제일검은 마주한 통로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자신의 뒤에 있는 것이 천마임을 알고 표정을 갈무리 하고선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 태어난 후 19년만에 보는 동생의 손을 잡았다. 갑자기 잡힌 손에 놀란 듯 흠칫 하였지만 빼지 않는 손을 보곤 살짝 웃던 제일검은 생각보다 동생이 여기서 잘 지낸 것 같은 사실에 다행이라 생각이 들면서도 그가 지낸 곳이 마교라는 것에, 천마의 손에 컸다는 것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천마를 몰래 쳐다보았다.

가까이서 본 천마는 세산에서 들려오던 소문과, 자신이 알고 있던 모습과 달랐기에 제일검은 혼란스럽기도 하였다. 저자가 정말 정파를 말려 죽이던 천마가 맞다 말인가. 다른 정파들이 들었음 미쳤냐는 소리를 속으로 생각하며 제일검은 찝찝함을 뒤로한 채, 여전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여 가만히 천마를 바라보는 사이비와 천마를 번갈아 보던 순간 이었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났는지, 무공이라곤 배운 것 같지 않았는데 자신을 미는 힘에 제일검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먼저 통로 안으로 들어갔고, 단 둘이 남은 방안 속에서, 통로를 앞에 두고 천마에게 다가간 사이비는, 천마의 옷 자락을 붙잡고선 올려다 보았다.

" 천마님… "

" 왜 부르느냐. "

" 한 가지만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

" 물어보거라. "

" 왜… 저를 노리는 겁니까. "

그 말에 멈칫 하던, 천마는 시선을 내려 사이비를 바라보며 알고싶냐 되물었고, 그에 끄덕이는 사이비에 허리를 숙이곤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 그건 말이다…"

" 영리한 너라면 알지 않겠느냐. "

" 모르겠다면, 내가 올 때까지 생각해보거라. "

그러면서 사이비의 이마에 짧게 스쳐지나가듯 입을 맞추곤 사이비가 제일검에 그리 했듯이 그렇지만 다정한 손길로 사이비를 통로에 넘겨버리는 천마였다.

 ─자신도 이렇게 넘어갈 줄은 몰랐는 듯, 사이비의 눈이 동그래져 제게 손을 내밀었다 이내 표정을 금새 갈무리 하고 웃는 얼굴로 사라지는 사이비에 천마는 피식 웃으며 등을 돌렸고 다시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와 바닥에 쓰러진 시체들 중 두구를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 시키고 나서야 조용해진 사이비의 처소를 벗어나는 천마, 위화진 이였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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