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유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안 되는 것들

그냥 잊어줘


[2024.01.20.]

사고가 났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모양이다.

여기가 어디더라. 서울의 어느 병원이라고 하던데.

엄마, 아빠. 오빠. 우리 가족인데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당신들은 분명한 내 편이었잖아

나는 지금 해야할 일이 있어.

돌아가야할 곳이 있다고.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제발 나를 끌고 가지마

—-

[2024.02.02]

사람들은 나를 잊을거야

안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데

잊히지 않으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해?

그래, 글을 남기는 거야

글을 쓰는 거야

내가 스고 싶은 무대를 직접 만들어 보는 거야

결국 난 무대에 설 배우가 될 거지만

글을 읽고 쓰는 건 자신이 있으니까

—-

[2023.02.06]

이건 아니야

전혀 내 글 같지가 않아

또 어디서 보고 들은 걸 베껴 쓴 거야?

이건 아류작밖에 안 돼

나는 결국 창작을 해내지 못하는 구나

—-

[2024.03.02]

꾸준하게 쓰고 있기는 한데 글이 전혀 늘지 않아…

—-

[2024.03.22]

어…?

이건 좀 관심을 받나 보다

이건 좀 괜찮은 글인가봐

—--

[2023.04.01]

왜?

나를 욕하는 거야?

잣ㅣ만 이건 내가 아니야

역시 나는 안 되는거야?

—-

[2023.04.03]

나보고 미친 사람이래

다 믿어주질 않아

맞아 사실은 그냥 연극이니까

관객참여형 연극이잖아

너네도 무대 위로 올라와

같이 단상에 서자

근데 여기 생각보다 높다

여기 0이 있어

이건 정답이라는 뜻이지?

여기에 내 모든 걸 걸어야 하나봐

여기에 뭘 걸어야해?

내 목이야? 내 손이야?

내 머리는 이미 망가졌는데​

—-

[20NN.04.16]

안녕? 친구야

만나서 반가워

그런데 너는 왜 눈이 없어?

그런데 너는 왜 코가 없어?

그런데 너는 왜 귀가 없어?

미안

오랜만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신기했어

다들 물에 잠겨 죽었다고?

어째서지?

그럼 나를 봐봐

나는 머리가 없지?

어라, 아니야?

그럼 심장이 없는 건가?

볼래?

안 보이나?

어쨌든 나도 뭔가가 없는 건 확실한데

역시 머리가 없는 것 같아

—-

[20NN.04.19]

어라?

쟤는 우리가 보이나 봐

뭐?

신이 되고 싶다고?

도와줄까?

그럼 나를 너의 세상으로 데려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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