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케챠라챺빵
퇴마사 K씨는 분명 친절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 기질이 어디 안 가는지 자식을 거쳐 손자까지 닿으니 케시의 무뚝뚝한 성격은 선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제 업을 포기하지 않고 아침만 되면 앉은뱅이 나무 탁자 앞에 앉아 붉은 글씨로 부적을 써 내려갔다. 케시는 그가 흙으로 돌아가기 전의 말을 떠올렸다. 내 죽거든 남은 부적은 모조리 태우고,
쨍한 하늘 탓에 눈 뜨기가 힘들다. 케시는 숙였던 허리를 쭉 펴 잠깐의 기지개를 하였다. 저와 똑같이 방울토마토를 따던 올리빈의 밀짚모자가 눈에 들어왔다. 연고없이 그저 저를 따라 구석진 시골에 온 것도 모자라 고된 과수원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케시는 늘 미안함을 느꼈다. 올리빈은 자신이 힘이 세니 분명 도움이 될거라며 웃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
나의 오만함이 너와 나를 죽이는구나. 노인은 감기는 눈을 못 이긴 채 영원한 잠에 빠져들었다. 한낮의 침묵은 다른 차원의 세상 같다. 오싹과 무서움, 그 차원의 공포가 아니었다. 벤은 침을 꼴깍 삼키고 식어가는 시체를 바라보았다. 죽었다는 확신이 든 순간 그는 곧장 방을 박차고 화장시로 달려나갔다. 하마터면 바지에 소변을 적실뻔했다. 자신을 바라보며 원통함
“처음보는 얼굴인데.” “아, 사정이 있어서 열흘만 일하러 왔어요.” “대학생?” “네.” 싸구려 모텔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잘생긴 얼굴과 값비싼 수트를 입은 남자는 벤의 대답을 듣곤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오만하다고 해야할까 자신감이 넘치다고 해야할까 나름 사회 경력이 있는 벤은 남자가 가진 위험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도 그럴게, 손목에 찬 시계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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