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은 김치와 밥 정도가 다였다. 만년은 언제 담갔는지 가늠이 안 가는, 익다못해 뭉그러진 김치를 혀로 눌러 해체하며 밥 한 공기를 꾸역꾸역 삼켰다. 다른 고시원에서는 라면도 준다던데. 옮길까. 만년은 잠시 머리를 굴려보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로스쿨도 합격했는데 웬 고시원? 오랜 시간을 지내온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