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반으로 먹을 거면 울보 애새끼 연하공 안 되나요 같은 아파트 대학생 언니(강해린) 남몰래 짝사랑하는 고딩... 어쩌다 나가는 시간 겹쳐서 엘베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개어색하게 뚝딱대면서 어 어 아 안녕... 하세요... 눈도 못 맞추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겨우 고개 숙여서 인사하는데 그거 몇 번 반복하다 나중에는 마주치면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민지 안녕
쓸데없이 연명하는 태양. 마지막 사이다 캔을 땄다. 탄산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나의 배도 부글부글 끓는 기분이었다. 터무니없이 작은 창문 탓에 매점 안은 후덥지근했다. 온갖 쓰레기에 썩어버린 팔뚝까지 굴러다니니 여긴 그야말로 생지옥이 다름없었다. 적응을 하려야 할 수가 없다. 시각부터 청각, 이젠 후각까지 나를 괴롭힌다. 꿈 때문에 기운까지 쫙 빠지는 것만
며칠 째 상황은 여전하다. 어째 핏덩이의 수가 더 늘어난 것 같다. 저들을 뚫고 1층까지 내려가 드넓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탈출하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아찔하다. 도저히 살아남을 수 있는 기로가 보이질 않는다. 희망이 있긴 한 걸까. 탈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에서 탈출을 시도 중이라는 게 생각할수록 어이없고도 웃겨서. 나는 크림빵 뜯어먹다 말고 실성한
비명과 절규가 적절히 섞인 저 소리는 안 봐도 뻔하다. 뽀삐의 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소리겠지. 별로 상상하고 싶진 않았다. 곧바로 문에서 눈길을 거두었다. 기껏 시선을 돌렸음에도 내가 마주한 건 핏방울이 잔뜩 떨어져 있는 누런 방바닥. 괜히 기분 나쁜 감정이 올라와 자리를 옮기기 위해 팔을 뻗었다. 아야. 또 한 번의 찌릿함이 팔을 타고 올라왔다. 잠깐
*좀아포 소재 주의 *해린 시점 기분 나쁜 쇳덩이 냄새가 코를 쑤셨다. 비릿하기도 매캐하기도 한 악취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밖은 달빛 하나 없이 어둑했고, 전등은 빛을 잃어버린 채 연신 깜박인다. 반듯한 근무복에 조금은 타이트한 바지. 아이씨, 괜히 딱 맞는 거 입었네. 하도 쪼그려 앉은 탓에 무릎이 늘어나 버렸다. 손으로 다림질해봐도 무용지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