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짝사랑
밍릿 연반
연반으로 먹을 거면 울보 애새끼 연하공 안 되나요 같은 아파트 대학생 언니(강해린) 남몰래 짝사랑하는 고딩... 어쩌다 나가는 시간 겹쳐서 엘베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개어색하게 뚝딱대면서 어 어 아 안녕... 하세요... 눈도 못 맞추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겨우 고개 숙여서 인사하는데 그거 몇 번 반복하다 나중에는 마주치면 먼저 환하게 웃으면서 민지 안녕~ 하고 인사해 주는 그 언니한테 속절없이 설레는 고딩 이런 거 너무 좋음
그렇게 육 개월 정도 얼굴만 아는 사이로 지내다가 어느 날 친구랑 공부하러 간 카페에서 알바 하는 그 언니 본 고딩 그날부터 언니 알바 타임 때마다 친구 끌고 가서 끝날 때까지 죽치고 앉아 있음 전형적인 인스타 감성 카페라 메뉴 다 비싼 건데도 꾸역꾸역 가서 제일 싼 입맛에도 안 맞는 아메리카노 하나 시키고 몇 시간씩 앉아 있는 고딩 사실 공부도 거의 핑계고 그냥 언니 보러 가는 거라 실질적인 공부 시간은 삼십 분 넘길까 말까지만 고딩의 짝사랑이 다 그런 거 아니겠나요... 카페 죽치기 시작한 뒤부터는 좋아하던 군것질도 거의 다 끊고 용돈 아껴서 나중에는 좀 비싸고 자기가 좋아하는 메뉴도 곧잘 시켜 먹는 고딩 이제 단골 손님 돼서 언니뿐만 아니라 다른 알바생들도 알아보고 인사해 주는 건 물론이고 서비스도 꽤 받음 친구도 처음에는 공부도 제대로 안 할 거면서 왜 가냐고 툴툴거리다가도 서비스 좀 받기 시작하니까 감사합니다 언니 제대로 받들게요로 바뀌어서 카페 출석에 열심히 동조함
카페 단골 되면서 짝사랑하는 언니랑 꽤 친해진 고딩 번호도 교환하고 가끔 주말에 맛있는 거 사 달라고 졸라서 떡볶이 같은 거 얻어 먹어서 기분 좋았는데 떡볶이 맛있게 먹고 있는 도중에 언니 잠깐 전화 받고 오겠다고 나가더니 좀 지나서 들어오는 언니 뒤로 웬 낯선 외간 남자가 따라 들어오는 거 보고 입에 있던 어묵 뱉을 뻔함 겨우겨우 삼켜 내고 자연스럽게 언니 옆에 앉는 남자 째려보면 당황하는 언니와 그저 허허 웃으면서 네가 민지구나? 하는 남자 왜 내 이름을 알지 싶어서 대꾸도 안 하고 언니한테 ... 누구예요? 물으면 어어 내 남자 친구 대답하는 언니 때문에 속 다 뒤틀리고... 결국 입맛 떨어져서 남은 떡볶이는 못 먹고 집에 가는 김민지 혼자 갈 수 있겠냐고 묻는 언니 솔직히 데려다 달라고 하고 싶지만 남자 눈치를 보니까 데이트하러 온 것 같아서 그냥 고개 끄덕이고 말긴 했는데 생각할수록 속상해서 눈물 차오르는 거 소매로 벅벅 닦고 그냥 집 감 그리고 그날 밤에 베개에 얼굴 묻고 울었으면
시간 흘러서 남자 친구랑 헤어진 언니 시험 기간이라 공부에 집중한다고 알바도 그만두고 집 학교 독서실만 반복하는 거... 고딩 분명 언니가 남자 친구랑 헤어진 건 좋긴 한데 자기랑 보낼 시간 줄어들어서 뾰루퉁한 상태로 답 없는 언니 카톡창만 들락날락거리다가 결국 베개에 얼굴 묻어 버리기 반복함 웃긴 건 그러다가도 언니 연락만 오면 바로 꼬리 붕방 강쥐 돼서 공부 안 힘드냐 나는 언니 없으니까 지루하고 재미도 없다 이런 말 막 보내고 ㅋㅋㅋㅋ 그럼 내일부터 같이 공부할까? 물어 오는 언니한테 설레서 바로(는 너무 기다린 것 같고 좀 그러니까 10초 기다리고) 네 좋아요 답장하는 고딩 다음 날부터 언니랑 같은 독서실 끊어서 공부하는데 언니 옆에 있으니까 집중 하나도 안 돼서 계속 언니만 흘끗거리고 그러다 언니 열 문제 풀 때 한 문제도 못 풀고 있어서 언니가 이 문제 어려워? 가르쳐 줄까? 함 그럼 또 좋다고 끄덕거리는데 언니가 문제 풀이 해 주는 거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하다가 아무것도 못 듣고 놓쳐서 언니가 이해했어? 했을 때 반 박자 늦게 ... 네 해 버리는 바람에 언니가 웃으면서 이해한 거 맞아? 설명해 봐 이러면 당황해서 어 그게 이러다가 으유 그럼 그렇지 이번에는 잘 들어 하면서 다시 설명해 주는 언니 이번에는 정신 제대로 차리고 집중해서 듣는데 귀 빨개져 있고 막 그럼
원래도 공부 잘하는 편이었던 고딩 친구들이랑 똑같이 공부해도 혼자 일이 등급 높게 나와서 재수 없다는 소리 듣는 범생이 롤이었는데 언니 시험 기간에 언니랑 공부하면서 공부 자극 더 받음 결국 대충 등급 맞춰서 인서울만 하는 게 목표였던 고딩 명문대 간 언니랑 꼭 같은 대학 가서 씨씨 하겠다고 미친 듯이 공부해서 한 과목 빼고 일 등급 받는 기염을 토함 안 그래도 똑똑한 애가 노력까지 해 버리니까 진짜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으셈 상태 돼서 언니한테 저 언니랑 공부하고 성적 잘 나왔다고 다 언니 덕분이니까 맛있는 거 사 달라고 하는 고딩 언니 네가 나한테 사 줘야 되는 거 아니야? 하고 어이없어하면서도 군말 없이 고딩이 평소 먹어 보고 싶다고 했던 비싼 식당 가서 밥 사 줄 듯 그렇게까지 비싼 걸 바란 것도 아니고 그냥 예전처럼 떡볶이 정도 생각하고 있었던 거라 당황하면 괜찮아 편하게 먹어 내가 사 주고 싶어서 사 주는 거잖아 하고 안심시켜 주는 언니와 그거에 또 감동받아서 내가 이렇게 멋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러고 있는 고딩 하여튼 환장의 조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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