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도 않던 인연을 만나면, 반가움과 함께 텅 빈 시간이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으로 자리잡는다. 특히나 이런 상황이라면 더욱. 정화는 손발은 깨끗하지만, 피냄새과 흙냄새로 뒤덮힌채 담배를 물어든 기혁을 보았다. 몇년만의 만남인 걸까. 기혁은 정화의 옆집에 살았다. 어릴때부터 알고 지내며 둘은 계속해서 가까이 지냈다. 공대를 졸업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