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평상시에 사용할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의약품이 담겨 있던 상자가 닫히는 소리가 난다. 가볍게 입은 반팔과 단정하게 올려 묶은 머리카락 사이로 전부 아물지 못한 상흔이 비치는 이가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에 관심을 기울인다. 싱크대 가득 일렁이는 투명한 물 사이로 더위에 지친 꽃송이들을 밀어넣던 이가 등에 닿는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다. - 차가운 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