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투에 나서는 대신 잡아둔 사냥감과 본체를 지키라는 명을 받았던 아이제츠는 절벽 틈새에 숨겨진 동굴 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슬슬 따분함이 외로움과 슬픔으로 변해가기 시작할 무렵에 동굴 입구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이제츠는 빠르게 창을 꺼내 쥐다가, 안쪽으로 들어오는 동료의 그림자를 확인하고는 자신의 슬픔이 사그라지리란 기대를 담
그건 단순한 흉내이자 호기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관한 첫 번째 기억은 어떤 마을을 찾아갔던 날. 그날 밤에 나는 가만히 나무에 앉아 있었다. 정확히는 나무에 앉아 한 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제츠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엄마, 무서워……! 아무것도 안 보여! 엄마 목소리도 안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