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랍장 곰방대
하늘의 색이 아수라 백작처럼 두 색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하나는 밤의 어두운 색. 하나는 아침의 밝은 색. 아니, 사실은 세 가지인 듯 했다. 가운데에서 둘을 이어주는 황혼의 색까지 합쳐서 말이지. 이제 곧 있으면 제 생의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에도의 여명이 떠오를 시간이었다. 저 멀리 산봉우리의 뒤편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는 빛이 이렇게나 반가울 줄
사카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마치 영화 속의 파노라마처럼 수많은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그 모든 장면에는 사카타가 있었고, 타카스기가 있었다. 어떤 때에는 웃고 있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화를 내기도 했다. 심지어는 온몸이 탈진할 정도로 울기도 했었다. 서로의 앞에서는 절대로 눈물을 보이는 일이 없을 것만 같은 두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