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의
볼썽사납다. 애처로울 정도로 힘을 주어 닫혀 있는 눈도, 꿈틀거리는 입매도,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팔도. 돌발 상황으로 인한 한순간의 정적에 위화감을 느꼈던 것이 무색하게, 정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오히려 더 놀랍다. 점점 술렁거리기 시작하는 장내의 소란이 아무것도 없었던 공간을 따라 비쩍 마른 수건에 물 스미듯 찬찬히 번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