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분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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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힐] 신관과 기사 W. 분점주 경악하는 기사의 비명. 한센도 놀란 얼굴로 턱을 떨어트렸다. 검은 기사는 이제 거침없이 검을 휘두른다. 분노로 눈이 돌아간 이의 맹렬한 공격이 시작된다. 품에서부터 크게 일직선으로 휘둘러진 날카롭게 벼려진 은색의 검은, 신관을 후려친 하이오크의 두 팔과 목을 벤다. 그로도 모자란다는 듯, 그는 쓰러지는 몸뚱이에 잔
[카힐] 신관과 기사 W. 분점주 카일의 부대가 쿠르트아 마을에 체류한 지 닷새 째. 여지없이 오늘의 오전 시간도 힐데베르트와 함께 했던 카일은 부하의 호출에 신세를 지고 있는 여관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그들은 모두 이른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었는데, 카일을 비롯한 분대장 세 사람이 앉은 테이블에서는 소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마물의 기척이 부쩍
[카힐] 신관과 기사 W. 분점주 양들을 몰아야 하니 괜찮다고 거절했으나 돼지의 피와 뇌수가 묻은 끔찍한 지팡이로 그건 무리지 않겠느냔 설득에 얻어타게 된 거였다. 기사들은 처음 하는 양몰이일 텐데도 곧잘 양을 몰았다. 그들은 원을 그리면서 독특한 행군을 이어 나갔다. 가장 선두에는 역시나 카일이 있었다. 힐데가 카일의 허릿자락을 움켜쥔 채 키득거
[카힐] 신관과 기사 W. 분점주 쿠르트아 지역은 제국에서도 제법 외진 곳으로 양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드넓은 초원과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들이 높다랗게 서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는 작은 신전이 하나 있었다. 제국의 땅을 밟고 사는 이들이 모두 모여 품에 안아도 턱없이 모자랄 신을 모시는 곳이었다. 서쪽 부대의 어느 기사는 황제의 명이라며 자안의
[NCP] 하늘에서 토끼가 내려와 하는 말! W. 분점주 phase 4. 힐데베르트를 만나기 전의 이야기. "레이~" "어서와, 델테이." 카이로스의 자택에서 지내게 된 지 닷새가 지났다. 델테이는 종종 레이에게 줄 편의점 음식(델테이 피셜 이건 꼭 먹어봐야 해! 시리즈라고 했다.)을 부엌의 식탁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특히 델테이는
[NCP] 하늘에서 토끼가 내려와 하는 말! W. 분점주 카이로스와 이고르가 레이의 감시역으로 붙게 되고, 요우와 델테이가 힐데베르트와 지내기로 했다. 힐데베르트는 지금까지와 달라진 게 없지 않느냐 우스갯소리를 해댔지만 이따금 레이의 기척을 느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려댔다. "힘들면 참지 마, 힐데." 델테이는 힐데베르트의 오른손을 두
[NCP] 하늘에서 토끼가 내려와 하는 말! W. 분점주 축약하자면 레이의 이야기는 이랬다. 평소와 같이 인간들 틈에 섞여 자주 가는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가다가 발을 헛디뎠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곳이었다. 요우는 기가 막힌 심정으로 레이를 보았다. 그가 세 소드마스터들 중 힐데베르트와는 다른 유함이 있는 자인 것은 알았지만 백작가 귀족 출신답게
[NCP] 하늘에서 토끼가 내려와 하는 말! W. 분점주 phase 1. 어느 평화로운 블랙배저 본부의 정문에서 열린 의문의 포탈. [코드 블루 발령.] [코드 블루 발령.] [본부 앞 미확인 포탈 확인.] [본부 앞 미확인 포탈 확인.] [가용 가능 특정직 블랙배저 전원 출동 요망.] [가용 가능 특정직 블랙배저 전원 출동 요망.] [센터코어
[약카힐] SAUDADE W. 분점주 saudade 명사 1. 그리움, 향수, 갈망((포르투갈어에서 온 말))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그녀석과 함께였다. 언제부터 같이 지냈는지는 모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옆에 그녀석이 있었을 뿐이었다. 전과 다를 것 없는 피부 색과 머리카락 색을 가졌으면서 익히 알던 눈동자의 색과 키와 나이
[예힐] 썬크림 W. 분점주 "힐데는 새벽까지 운전하셨잖아요. 지금도 오후 1시밖에 안 됐어요. 더 주무셔도 될 것 같은데." "아니야, 잠 다 깼어. 혼자 다녀왔다고 그래서 엄청 섭섭해졌거든." "정말요?" "농담이야." 쿡쿡 웃음소리가 들렸다. 예현은 그 웃음을 들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금 쉬게 해주고 싶어서 한 선택이었는데 문제를 만든
[예힐] 썬크림 W. 분점주 부우우웅. 지면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8월의 여름. 도시의 소음에 갇힌 매미 울음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오는 센터코어 동쪽 제 4 순환도로. 나무 그늘에도 뜨겁게 달궈진 도로 위를 매끄럽게 달리는 검은색 세단은 센터코어를 벗어나 유유히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차량에는 운전자와 동승자 단 두 명뿐이었다. 뒷좌석에는 외부의
[카힐] Silent W. 분점주 "아. 힐데…." 잔뜩 잠긴 목소리의 카이로스는 눈을 좀 비비적거리더니 내 안색을 살폈다. 상태가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잡고있던 손을 놓아준 그가 말했다. "밥 먹을까." 부드럽게 웃으면서 무척이나 평온하게 꺼내는 밥 먹을까, 라는 말에 나는 잠깐 눈을 깜빡였다. 배려해주는 걸 알고서 더 고맙게 느꼈다. 손이
[카힐] Silent W. 분점주 알고 있었어야 했어. 내가 혼자 남겨질 거라는 걸. 언어 전달기기가 내뱉은 단어에 일순 랩실의 모든 시선이 내게로 날아와 꽂히는 것을 느꼈다. 피부가 저릿해지는 감각을 느끼면서 눈치를 보는데, 각자의 일에 몰두해 있던 과학자들도 놀란 토끼 눈을 하고서 일제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일을 방해한 것 같아 미
[카힐] Silent W. 분점주 퇴원을 했다. 입원을 해있던 2주동안에는 새뮤얼이 잡아준 예약 일정대로 움직이면서(예현이 도와줬다.) 병실에 콕 처박혀있었다. 병문안을 오는 이들과는 핸드폰이나 수첩을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나누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건 감정을 전달하기 어려운 것 외에는 나름 괜찮았다. 반수불구가 된 것도 아니니, 뭐….
[카힐] Silent W. 분점주 너는 내 편인 적이 없었지. 너를 사랑한 내가 어리석었나? "카일." 나는 익숙한 황무지의 중심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 그러면서 바람 소리가 너무 커, 그런 생각을 하며 중얼거렸던 것 같다. 시선의 끝에는 내 부름의 대상이 있었을 자리가 놓여있었다. 그것은 새카맣게 타다 남은 장작의 재와 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