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란
“괜찮아요, 내 고향에선 모두가 이렇게 입거든요.” 어딘가 낯선 울림이 이미르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렇군요.” “나는 안테아예요. 당신은 이곳에 오래 있었나요?” 안테아가 혹여나 그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까 긴장하는 마음으로 한 단어, 한 단어를 내뱉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주 나중의 일이었다. 그녀는 오래 살아온 세월이 있었던 만큼 왠만한 일에
커르다스의 날씨는 여느 때와 같이 혹독했다. 때마침 일이 있어 제멜 요새 근처를 지나던 와중에 자신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을 마주쳤다는 소식을 들은 이미르는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무릎까지 쌓인 눈에 발이 푹푹 빠지는 날씨에 외지인, 그것도 비에라가 오랜 시간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검은장막 숲에서부터 길을 잃어 이 눈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