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선풍기
여름은 언제나 외로워져. 네가 없음을 통감하는 첫번째 계절이었거든. 왁자지껄 떠드는 주점 안의 공기가 유독 탁했다. 끊임없이 구워지는 불판 위의 고기 탓만은 아닌 것 같았다. 로한은 양손으로 맥주잔을 꼬옥 쥐고만 있었다. 힐끗 시선을 들어 이현이 있는 쪽을 살펴보니 그는 옆의 어떤 여자가 걸어오는 말에 대답하느라, 주변을 살피다 잔을 채워주는 걸 또 받느
마른 여름 어떤 기억은 아주 오래 전의 일 같으면서도 어젯밤 꿈처럼 선명히 떠오르는 법이다. 마치 어항 속 금붕어를 손으로 잡으려고 하면 꼭 놓치는 것처럼, 그래서 되려 나풀거리는 주황빛 지느러미가 햇빛에 반사된 물결에 반짝이는 장면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라는 계절이라 더 그랬을까. 이현은 드물게 그날의 일을 아지랑이에 비춰 보았다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