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산들바람의 애가
나는 오래도록 헤매고 있었다. 아주 지독하게. 모험에는 목적이 필수불가결하므로, 나의 여행은 예컨대 방랑이었다. 목표 따위 없었으며 이루고 싶은 것을 구태여 꼽자면 도망 뿐. 발 닿는 대로 그저 떠돌고, 내키는 대로 싸웠으며, 이 모든 것은 나의 의무를 위한 일이라며 자위했다. 의무, 그래. 그 빌어먹을 의무! 그것 하나가 나를 살게 했지. 나의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