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익명의구독자
** 모든 빛이 사라진 칠흑같이 어두운 밤, 인적이 드문 어느 골목가에서 흐릿하게 깜박이는 가로등 아래에 루트와 쇼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우두커니 멈춰섰다. "이젠 그만 가야해, 사민." "나도 알아." 한참을 주머니 속에서 우물쭈물 거리던 쇼의 왼손이 빼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었지만, 이내 그 손은 루트의 손등을 가볍게 스치는 것에 그쳤다.
** [Can you hear me?]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알고있는데. "...Root." 너무나도 익숙한 그 목소리에,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곤 분노밖에 없는데. 왜인지 잊을만 하면 추근덕대던 그 뺀질거리는 얼굴이 자꾸 떠오르는 쇼였다. 그리고 그 기억을 상기시켜주는건. [Sorry, Shaw. I'm not her. I cho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