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마장
“렉스 블레어를 고소합니다….” 오레스테는 목이 새빨개질 정도로 술에 꼴아서 양팔 사이에 고개를 파묻었다. 테이블에 거의 정수리를 박을 듯 기울어 있는 고개를 보니 렉스는 비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야, 월드 시리즈 졌지 네 인생 망했냐?” “네가 월드 시리즈 같은 거 얘기만 안 꺼냈어도 나 이런 꼴 안 됐어!” 잠시 미국 물 먹었던 렉스가 메이
「신경 돌릴 곳이 필요하면 천문탑으로 와.」 라이너 같은 사람이 저애 모습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관심의 계기가 거기서 비롯되었음은 부정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친구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속앓이하고 있을 것이 신경 쓰였고, 자꾸 까끌까끌한 무언가가 목구멍을 꽉 막는 듯한 기분에 이름도 적지 않고 죄책감을 털어 내듯 손을 내밀었다. 어쩌면 언제부턴가는 오
* 편지와 조율에 기반한 가스라이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레스테는 제집 문을 열자마자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비어 있어야 할 방에 웬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현관을 바라보는 인영은, 뜻밖에도 눈에 익은 것이었다. “오랜만이구나, 오레스테.” 라이너는 기척 하나 없이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오레스테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더니 사고 회로가 그대로
“오늘은 또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실까.” 아침부터 부엉이를 보내 난리 난리를 치면서 펍으로 가자고 하는 것부터 이상하더니, 눈앞의 스물세 살짜리는 평소의 그와 상당히 다른 기색을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흑맥주를 앞에 두고도 그랬다. 오레스테는 뭐든 쉽게 결정하고 쉽게 해결했다.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은 아예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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