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삼월토끼
아나히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쩌면 등골이 저릿할 정도의 악몽을 꾸고 일어난 것일지도 몰랐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아나히타는 눈을 감고 다시 평온한 안식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했다. 두 해는 이미 산 너머로 져버린지 오래이고 하늘엔 별이 총총하건만. 어찌하여 이 시각에 나는 홀로 여기 남아 있는지. 아이들은 모두 자고 있었기에 생각은 작은 속삭임
0. 이제는 까마득히 멀게 느껴지는, 내가 처음 아카데미에 입학했던 그 날. 나는 그때까지 한번도 친구가 있어본 적이 없었다. 내 가문은 갈리프레이의 여타 가문들처럼 태어나는 아이들의 수가 극히 적었고, 그나마 있는 사촌들과는 언제나 서먹했다. 나는 처음부터 아이가 아닌 한 가문의 후계자로서, ‘착한 아이’로 키워졌으므로. 아카데미에 처음 들어갈 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