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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너무 힘들다. 원우는 쿵, 하고 거센 소리와 함께 닫힌 문은 안중에도 없이 집에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러워져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걸치고 있었던 겉옷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지거나 말거나, 센서등이 켜졌다 꺼진 탓에 어두컴컴해진 현관에서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저녁도 못 먹고 떠넘겨진 일을 터지지 않을 정도
그러니까, 단순한 변덕이었다. 길드원의 외치기는 컨텐츠를 제공해준다는 말에 꺼놨던 설정을 킨 것도, 평소 좋아하지 않는 원색적인 표현이 섞인 채팅들을 천천히 읽어내린 것도. 정말 오랜만에 끝의 끝까지 할 일을 박박 끌어다 전부 끝내버린 탓에 할 게 없어서 생긴 변덕. 단순한 심경의 변화. 원우는 다 마신 몬스터 캔을 찌그러트리며 화면을 응시했다. [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