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는 서문조의 두 눈이 보이지 않고, 막혀오는 숨이 끊겼다. 아득해지던 정신은 제 자리를 찾았고 이상하리만치 편안한 마음이 찾아왔다. 몇년만의 자유였다. " ." 그리운 이름이었다. 유기혁이라는 이름을 갖기 전의 이름. 하지만 그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전혀 그립지 않았다. 오히려 화가 났다. 방금 전까지 제 목을 조르며 배신감에 떨리
칼에 찔려 피를 뿜어내느라 뜨거워진 목에 더 뜨거운 손이 얹어졌다. 반대쪽에 차가운 주사바늘이 꽂혔고, 더 차가운 액체가 몸에 들어왔다. 순식간에 몸은 이완되기 시작했고 서문조를 보던 눈은 감기면 죽는다는 직감에 떨리면서 버텼다. 배신감이 휘몰아쳤고 동시에 분노가 솟아올랐다. 유기혁은 그 손길이 오기 전에 어떻게든 빠져나갈 것이라 다짐했다. 어떻게든 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