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음이 두 번도 채 울리지 않았는데 상대의 목소리가 들렸다. 불 꺼진 방에서 어렴풋이 본 시계 바늘이 밤 11시를 넘어가고 있었으니 충분히 민폐일 시간인데도 여보세요, 하고 반갑게 맞이한다. 나기는 멤버들이 잠든 컴컴한 기숙사 복도를 슬쩍 내다보고서 목소리를 낮췄다. 문을 닫고, 평소보다 낮고 조용한 인사를 건넨다. “하이, 츠나시 씨.” “[안녕
1. “소재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말이야.” “나기 군은 어학력이 뛰어나지?” “다개국어 구사자는 방언도 배울 수 있을까?” 나기는 서점에서 사온 책들을 책상 위로 쿵 내려놓았다. 이미 온갖 물건들로 비좁은 책상을 대강 정리하고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을 한 권씩 늘어놓는 손길이 얼핏 비장하기까지 하다. 나기는 책을 구입할 때도 이미 꼼꼼히 살펴본 내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