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고 살았을 때가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점점 사라져 종내에는 한 톨도 남지 않는다는 그런 것. 망각이란 건 무서웠다. “조심히 가셔유.” 말은 그렇게 했으나 한 구석에서 자꾸만 그것이 올라왔다. 저짝이 떠나면 네 곁에 누가 있을 건데? 의리를 기억해 줄 사람도 다시 너 뿐이여. 조용히 시키고 싶었지만 집요하게 그를 감싸던
‘보라야, 내 강아지….’ 눈을 뜨면 그날의 광경이 생생하게 보라를 스쳐갔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쉬는 날도 없었다. ‘내 새끼.’ 더 볼 수가 없어유, 라고 어떻게 말하겠나. ‘누가 뭐래도, 니는 내 새끼여.’ “우리 아 어디 갔나! 아가 없다!” “성! 아이고, 지금 가면 큰일나유!” 부그르르. 물 속은 차갑고 무거웠다. 팔다리를 휩쓰는 급류는 어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