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한 리월항에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들뜬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 기다란 색색의 천은 바람에 맞춰 유유히 흔들리고 주렁주렁 열린 소등은 어서 밤이 되어 제빛을 발하길 기다렸다. 회색 바닥에 또각또각 청아한 구두 소리가 울렸다. 루미네와 페이몬은 번화한 항구를 이곳저곳 둘러보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산들바람에 옷자락 끝이 펄럭였다. 그들이 발을 멈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