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룩
닫힌 창문을 통해 넘어온 빛이 검은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햇볕이 그리 뜨겁지 않을 텐데도 소년의 관자놀이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다. 꼭 감은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누군가 그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무심한 듯 툭툭 치는 손길에 소년은 힘겹게 눈을 떴다. “웬일이냐? 네가 잠을 다 자고, 이반.” 익숙한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올리자 잿빛 머리
시끌벅적한 리월항에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들뜬 분위기가 퍼져 있었다. 기다란 색색의 천은 바람에 맞춰 유유히 흔들리고 주렁주렁 열린 소등은 어서 밤이 되어 제빛을 발하길 기다렸다. 회색 바닥에 또각또각 청아한 구두 소리가 울렸다. 루미네와 페이몬은 번화한 항구를 이곳저곳 둘러보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산들바람에 옷자락 끝이 펄럭였다. 그들이 발을 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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