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물리칠 수 없다. 끊어냈다고 생각한 그 순간, 과오를 출력한다. 잠시 숨을 길게 들이키고, 세상을 향해 한바탕 내몰아보자. 이름을 바꾸어 분장한 그 감정이 숨과 함께 나를 침범하고 말 것이다. 침입, 침잠, 침범은 이름 그대로 자신을 행한다. 어느 날, 지난 예닐곱 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빛을 한껏 자랑하는 태양 아래. 이 ‘아래’보다 한껏 아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