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의 생활은 시간을 어떻게든 소모하기 위한 사투의 연속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시간은 아주 느리게 간다. 무력하게 멈춘 몸은 남아도는 에너지를 생각에 소비한다. 목적 없는 생각은 수감실의 벽에 난반사를 반복하며, 스스로의 처지를, 원인을, 배경을, 끔찍할 만큼 남아도는 앞으로의 형기에 대해 상기하게 만든다. 그러면 사람이 아주 작아졌다. 몇몇은
그러나 때로 달은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비추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고. * 사랑했던 이가 가족을 두고 홀로 먼 여행을 떠났을 때, 아이와 함께 단둘이 남겨진 키즈키 마리는 비로소 세상의 넓음을 느꼈다. 전대미문의 천재라는 수식어로는 지킬 수 없는 딸아이를 끌어안고서, 사람의 마음에 예민했던 재능과 학문에 대한 애정으로 탐독했던 지식의 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