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이 또 쓰러졌다. 온은 울거나 놀라는 대신 그저 한숨을 푹 쉬었다. 이젠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으니. 이 사실이 오히려 케일이 쓰러진 것보다 더 슬펐다. 아주 익숙하게 케일을 받고, 눕히고, 살피고, 각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 틈으로 온은 다른 두 동생과 함께 걸어갔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평균 9세들은 케일이 누워있는 침대 한편에 옹기종기 모여 케일
"안 자는 건가." 문득 날아든 목소리에 알베르는 서류에 박았던 고개를 들었다. 대체 언제 해가 진 건지 캄캄한 방 안, 창을 통해 스며드는 달빛으로 에르하벤의 금발이 반짝였다. 주변을 살펴보니 시계를 보지 않아도 늦은 밤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건너편 소파에서 함께 일을 하던 타샤는 언제부터인가 그 좁은 소파에 몸을 구겨 넣고 자고 있었다. 계속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