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진 듯 비가 쏟아져 내렸다. 심덕은 천둥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미닫이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좁은 복도 너머 창으로 비가 들이닥치고 다다미가 조금씩 젖어도 심덕은 가만히 문 앞에 앉아 어딘가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 가꾸어진 일본식 정원은 거세게 몰아치는 비로 망가져 갔지만 장마가 그치면 곧 고향에서 돌아온 충실한 관리인이 다시 아름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