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구름이 높은 날이었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쓰러져 누운 나구모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부패한 생선에서 나는 물비린내, 오래된 공간 특유의 텁텁한 공기와 어렴풋한 잡내 따위가 한데 뒤엉켜 신경을 긁어댔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우는 소리가 샜다.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도울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이곳이 아닌, 다른 어느 곳에도. 눈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