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바둑판 위에 바둑알이 올라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진다. 검고 흰 바둑돌이 점차 바둑판을 채워갈 수록 나도 점점 그 속으로 빠져든다. 학생들이 오가는 복도지만 소란스러운 대화도, 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 신경을 잡아끄는 건 오직 흑과 백뿐. 이 명명백백한 바둑판위에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홀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간다. 내 고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