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상이 멸망했다. 사실 오늘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시계의 분침이 방금 12를 지나쳤고 사람들간의 약속에 따르면 멸망은 어제의 일이 되어버렸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이런 약속을 따질 사람이 그녀 이외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그런 약속은 무의미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냥 자신이 잠들기 전까지를 하루로 치기로 했다. 유일한 인간인 그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