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 “응, 전혀.” 소녀는 내가 무섭지 않나 보다. 놀이기구를 찾아 떠도는 인파로부터 내게 다가온 사람이야 여럿 있었지만 다들 어색하게 미소란 가면만 쓰고 사라지던데. 아까부터 귀찮을 정도로 꾸준히 이것저것 물어온다. “으으음, 그럼 먼저 부모님을 찾으러 가볼까요? 아, 나는 아사히라고 해요.” 부드럽게 물결치는 긴 머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