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자운은 문득 그 파란 눈동자를 삼켜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심해보다는 하늘에 가까운 눈동자인데도 불구하고 문득 그 안에 빠져 헤엄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익사해 나가고 싶다, 숨이 막히는 그 고통과 기분을 생생히 느끼고 싶다. 내가 몸부림치는 모습을 네가 봐 준다면, 너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분명 동정보다는 혐오에 가까운 표정이겠지…. 점점
권자운은 언제나 의아했다. 은예린은 대체 왜 날 그토록 싫어하는 걸까? 솔직히 은예린이 대놓고 그를 증오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존재 자체가 그에겐 껄끄러웠을 뿐. 자운의 삶을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인물은 원천적으로는 김제현이었으나, 그의 희망을 흔적도 남지 않게 짓밟은 것은 은예린이었다. 오죽하면 첫만남부터 삐걱거렸을까. 여리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권자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