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drama
끈적이는 팔이 팔짱을 낀다. 제 몸이 뜨거운 줄 모르고 웃는다. 푸른하늘에 구름 한점 없다. 짙은 부끄럼은 무엇을 가리는가? 열이상의 너는 붉은빛 하늘이다. 익다 못해 썩어들어가는 열매다. 가속화 된 지구멸망, 반복되는 태양의 뜨고 짐. 10, 9, 8. 너의 손에 키스하고 교복 단추를 푼다. 7은 럭키 세븐. 하늘만큼 붉어진 네 볼을 만진다. 6, 5,
1. 베일 쓴 내가 거울을 노려보고 있다. 죽은 물고기 같은 눈동자가 분홍색 물감처럼 고여있다. 베일이 바람에 휩쓸려서 눈을 가린다. 거울 속 내가 비틀린 입꼬리로 신을 추앙하고 있었다. 아아, 나를 구원해줘. 라니 어릴 적의 철없는 소망일 뿐이다. 지금도 한없이 어리지만, 나는 그때 정말 한없이 어렸다. 여유를 가질 마음도 없던 불안감에 휩싸여서 신을 섬
캔 안의 에너지 드링크가 찰랑인다. 초록색의 액체가 흔들릴 때마다 내 머리를 흔드는 기분이다. 누군가는 카페인 가득한 음료가 되어 사람을 흔들어놓고 있다. 써놓고도 무슨 말일지 모를 헛소리를 하는 이유는 지금이 새벽 3시이고, 나는 에너지 드링크를 세 캔이나 마셨기 때문이다. 멜론 소다 맛 드링크는 달콤했다. 후폭풍은 그의 반대로 상당히 처참했다. 해가 저
1. 감정 살아가는 게 어쩔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워지는 짓이라 생각한다. 신에게는 인간의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본디 신의 것이었기에. 정제되지 않은 감정이 흘러넘칠 때마다 인간은 신에서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다. 주사위가 굴러가며 숫자가 바뀐다. 감정은 신에게 안 좋은 의미로 가까워지게 한다. 무감각 적이고 미묘한 사람이자 신이 되어간다. 흘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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