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장마
아무리 단단한 사람인들 교묘하게 목을 죄고 주무르다 보면 필히 정신이 나가게 마련이다. 지금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굳이 꺼내어 들추지 않는 사실이지만, 라이너 오플린은 학창 시절부터 사람 하나 작정하고 묻어 버리는 취미가 있었다. 라이너는 자기가 쥔 권력의 힘을 무척 잘 알았고, 단순히 더럽고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 하나를 벼랑 끝까지 밀어붙
오레스테는 거절에 죽자고 덤벼드는 법이 없었다. 하고 싶지 않은 걸 하라고 강요하는 게 얼마나 싫은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다른 사람에게 그만큼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쩌면 자신의 모습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친구를 눈앞에 둔 지금은 이야기가 달랐다. 오레스테는 베아트리스가 진창의 흙에 숨이 막히거나, 더 깊
무르자고 말하지는 않네. 그렇다면 여전히 결정권은 오레스테의 손에 있었다. 오레스테는 요한의 말을 곱씹었다. 내가 불행해지길 원치 않는다. 그 말인즉 결국 자기를 따라가면 불행해진다는 말이 아닌가. 대관절 그런 걸 대체 왜 하고 있는 건가 싶다가도, 문득 무엇이 눈앞의 인간을 살게 하는 것인가에 생각이 미쳤다. 언뜻 보면 삶의 의지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렉스 블레어를 고소합니다….” 오레스테는 목이 새빨개질 정도로 술에 꼴아서 양팔 사이에 고개를 파묻었다. 테이블에 거의 정수리를 박을 듯 기울어 있는 고개를 보니 렉스는 비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야, 월드 시리즈 졌지 네 인생 망했냐?” “네가 월드 시리즈 같은 거 얘기만 안 꺼냈어도 나 이런 꼴 안 됐어!” 잠시 미국 물 먹었던 렉스가 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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