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26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날 죽여보지 그래.” 마지막 오기로 그렇게 말하긴 했으나, 레이브 비르타넨은 스물 아홉의 삶 동안 여전히 단절을 두려워했다. 생으로부터의 단절, 타인으로부터의 단절, 미래로 부터의 단절. 이쯤되니 자신이 ‘단절의 새싹'이 아닌 이유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ー물론 농담이다, 두려움의 대상일 뿐인데 어찌 그것이 재능이 되겠는가? 어렸을 적
자신에게 칼날이 향하던 첫 순간은 요람에서 빠져나온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이었다. 그것에 악의가 있었는지, 그저 가볍게 던진 돌과 같은 존재였는지는 이제와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자신이 제대로 된 칼을 손에 쥔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이 처음이다. 허나, 지금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과거에 들이밀어졌던 것과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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