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선풍기
○월 ◆◆일 나는 말을 하기 위해 수많은 생각을 억지로 떠올린다. 라는 고민을 작가 양반한테 했더니, 그럴 땐 바쁜 사람을 잡지 말고 글을 써보라고 해서 이렇게 공책이라는 쓸데없는 소비를 했다. 좀 들어주면 어때서. 하기야 그 양반은 애초에 대화를 즐기지도 않았으니까. 음… 근데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가? 일기고 뭐고 나는 글이라는 걸 써보는 게 처음이
오롯한 내 일로 인해 내일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면. 차라리 실망할 수 있는 약속을 하자고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나는 아마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기 위하여 이곳에 온 것 같았다. 도망치자는 희망도, 언젠가는 더 멀리 날아가자는 다짐도 모두 한 사람이 만들어 준 것이었기에, 그 애가 사라지자, 목표라고 할 것이 없어져 버렸다. 왜 그 사
사람들은 이 빽빽한 개미굴에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줄 안다. 비행기가 심히 가까운 이 사각형의 하늘 면적이 커진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새어 들어오는 빛이 아예 없어진 적은 없었는데. 햇빛은 어디서나 평등하게 들어온다. 단지 그만큼의 그림자가 생길 뿐. 때문에 하늘은 적당히 흐린 편이 좋았다. 첨림의 여름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 천남성이 이 곳으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