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대법관
한결 바람이 머리를 스치운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감각. 아이는 자연히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을 감으면 봄 냄새가 느껴졌다. 이 계절에 존재하는 것들은 무엇이든 상냥했다. 추위를 이겨낸 탓일까, 혹은 이 한 철에 모든 것을 두었기 때문일까. 사아아. 꽃잎이 사각이는 소리가 간지러웠다. 똑똑. 상념을 지운 것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감았던 눈꺼풀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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