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밀냐
02년산 브라더 복합기가 덜덜거리며 복사용지를 뱉어낸 지 5분째 되었다. 한 번에 대량으로 복사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기계가 일하는 동안 사람은 바보가 되어 멍하니 뱉어내는 종이만 쳐다볼 따름이었다. 참여하지도 않는 임원진 세미나에 필요한 서류를 만들어내는 노동은 언제나 말단의 역할이었으니. 기계에게 반복 노동을 맡기고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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