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채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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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학습된다. 작년 여름은 살이 타는 것처럼 뜨거웠고, 재작년 여름은 태풍이 와서 건물을 망가트렸고, 이번 여름은 장마가 끝없이 이어졌다. 이런 기억들로 우리는 또 다음 여름을 넘길 것이다. 계절은 기억을 통해 학습되고 우리는 그것을 상상하며 오지 않은 계절을 기억한다. 계절은 결국 반복되는 문제 풀이고, 똑같은 옷을 다시 입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제인이 마르셸을 다시 만난 건 여름이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참다못해 건조기를 샀던 날이었다. 세상이 다시 물에 잠길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바짝 마른 옷을 입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잠깐 편의점에 나갔을 때, 한 손으로 음료수 캔을 따던 마르셸을 만났다. 오른팔에 깁스를 한 그는 반쯤 정신이 빠진 것 같았다. 원래도 그렇게 정신을 잘 차리고 살던 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