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커뮤용
날이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로니아의 눈에는 그랬다. 4학년이 막 시작했을 무렵부터 로니아의 눈에 맑은 하늘은 없었다. 항상 깊은 안개가 낀 것만 같았다. 어둑한 회색 구름이 하늘에 일렁였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본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것은. 수업이 아니었다면 로니아 무어는 절대로 보가트 앞에 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날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먼저 날아오르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자유롭게 창공을 가르는 새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저렇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 자신도 저렇게 높은 창공을 거닐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시선은 땅을 밟고 있는 아직 날지 못한 친구들을 향했다. 저 친구들을 자신이 도울 수 있을까. 남을 도와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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