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것
제이스는 널따란 초원 위에 선 차였다. 꽃과 나비가 환상적인 색채를 그리며 떠올랐다. 그에게는 영원히 심장 속에 남아있을 곳. 순간, 날카로운 고통이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 아니야, 내가 알던 곳은 이런 곳이 아니야. 꽃잎이 뒤틀리고 나비는 몸이 꺾인 채 날아갔다. 이것까지 앗아가게 두지 않아. 제이스는 망치를 들었다. “모습을 드러내!” 이를 악문 채 괴
아침부터 연구실이 소란했다. 빅토르는 하나둘씩 들어오는 물건을 흘긋 보다가 다시 자료를 훑었다. “여기다 두면 될까요?” “그건,” 오늘 들여오는 건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빅토르는 주인이 부재중인 이상 조금의 도움을 주기 위해 말을 꺼냈다.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네, 그쪽으로 부탁합니다.” 듬직한 청년이 열린 연구
이건 뭐지? 빅토르는 눈을 떴다. 작고 반짝이는 결정들이 그의 몸 근처를 맴돌았다. 아이들의 발랄한 웃음소리도 귓가를 스치듯 퍼졌다. 행복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만약 낙원이란 게 있다면 이곳이겠구나 싶었다. 마치 따스한 욕조에 처음으로 몸을 담갔던 때처럼 그 감정은 크기를 키워서 곧 그를 뒤덮었다. 그는 이의 없이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연구
느릿한 곡조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그 노래를 아는지 흥얼거리기 시작하던 제이스는 곧 팔을 쭉 뻗었다. 오래 앉아있던 탓에 온몸이 뻐근할 시간이었다. “딱 춤추기 좋은 노래네. 안 그…아,” 빅토르는 파트너의 이야기를 잠자코 듣다가 갑자기 말을 거둔 제이스에게 몸을 돌렸다. 지팡이를 꽉 짚고 움직이던 그는 왜 제이스가 입을 꾹 다물어버렸는지 알아차렸다.